메릴랜드에 살고 있는 우리 부부는 몇년전부터 계획해오던 호놀룰루에서의 은퇴를 위해 한 달 정도의 사전 답사 여행을 갔습니다. 반 평생을 미국 동부에서 보낸 우리에게 하와이는 낯선 곳이었지만, 따뜻한 기후와 평화로운 분위기, 아름다운 자연이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여유로운 생활 리듬과 사람들의 친절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침 해변을 산책하며 일출을 보는 것이 더 없이 커다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한 달 동안 여러 주거 지역을 둘러보며, 우리에게 맞는 지역을 정하는 일은 고된 일이었습니다. 특히 마노아(Manoa)와 카이무키(Kaimuki)와 같은 조용한 지역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카카아코(Kakaako)와 알라모아나(Ala Moana) 지역의 현대적인 아파트 지역도 둘러보았습니다. 주택 지역은 비교적 조용하고 자연이 가까워, 메릴랜드에서의 생활과 유사한 느낌을 주었지만, 집들이 대체로 오래된 건물이 많아 리모델링이 필요할것 같았습니다. 아파트들은 최신식 시설과 높은 보안 시스템, 편리한 위치 등 여러 장점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바다 전망을 가진 고층 아파트는 정말 매력적이었지만, 높은 관리비와 렌트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호놀룰루의 주택 가격은 메릴랜드에 비해 비쌌지만, 여러가지 조건에 부합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지역을 고른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군요.
나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마우이 섬으로 2박 3일 간의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거리가 멀지 않아 배를 타고 가고 싶었으나, 배편이 없어 할 수 없이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마우이는 대중 교통이 좋지 않아, 바로 렌터카를 빌려야 했습니다. 유명한 하와이의 로드 투 하나(Road to Hana)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하와이의 원시적인 자연을 감상하는 순간은 마치 우리가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폭포를 둘러보고, 맨발로 검은 모래 해변을 거닐고, 온 몸으로 느낀 섬의 고요함과 평화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마우이의 한적한 자연 환경은 호놀룰루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다시 호놀룰루로 돌아와서 지역 및 주택 탐방을 계속 했습니다. 주어진 시간동안 우리가 정착할 지역을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메릴랜드로 돌아가서 그동안 찍어 놓은 사진과 기억을 바탕으로 결론을